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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빠지다/책에 빠지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_온라인 대 오프라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_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 페이스북을 차단하거나 인터넷을 완전히 끊어버리면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들은 사라질까? p.140

 

 최근 몇 년 사이에 페이스북은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현재 온라인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억 명이 넘는다. 하지만 새로운 구상을 실현하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골에 다리를 놓아야 할 것이다. 공동체는 온라인 모임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번성하려면 오프라인 세계에도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만약 어느 날 어떤 독재자가 자기 나라에서 페이스북을 차단하거나 인터넷을 완전히 끊어버리면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들은 사라지고 말까, 아니면 재결성해서 반격에 나설까? 온라인 소통 없이도 시위를 조직할 수 있을까?

 저커버그는 2017년 2월 성명서에서 온라인 공동체가 오프라인 공동체 육성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가끔은 맞는다. 하지만 온라인에 오프라인이 희생될 때가 많다. 또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따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스라엘 집에서 아파 누워 있으면 캘리포니아의 온라인 친구들은 내게 말을 걸 수는 있어도 수프나 차를 주지는 못한다.

 

 

■ 인간에게는 몸이 있다.

 

 지난 세기 동안 기술은 우리를 우리 몸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우리는 우리가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에 집중하는 능력을 잃어왔다. 대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우리는 길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 스위스에 사는 사촌과 이야기하기는 어느 때보다 쉬워졌는데 아침 식사를 할 때 남편과 대화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눈은 끊임없이 나 대신 스마트폰에 가 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우리가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능력을 주는 도구를 계속해서 개선"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바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경험에 연결되기 위한 도구 인지도 모른다. '경험 공유'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부추긴다. 어떤 신나는 일이 일어났을 때 페이스북 사용자가 직감적으로 하는 행동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올린 다음 좋아요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실제로 자신의 느낌마저 점점 더 온라인 반응에 따라 결정된다.

 

 온라인 관계의 한계를 생각하면 저커버그가 제시한 사회 양극화에 대한 해법마저 무력해 보인다. 저커버그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의견에 노출하는 것만으로는 사회 간극을 좁히지 못할 거라고 했다. "반대 관점의 기사를 보여주면 다른 관점을 낯선 것이라는 틀 속에서 보게 만들어 실제로는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옳은 지적이다. 대신 저커버그는 "담론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서로의 의견뿐 아니라 전체적인 사람됨을 서로 알게 하는 데서 나올 수 있다."며 아마 페이스북이 이런 일을 하기에 특별히 적합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공통점에 관해 사람들을 연결하면 서로 의견이 다른 것에 대해서도 대화 하기가 좀 더 쉽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간으로서 서로를 알기란 극히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신체를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도 요구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평균적인 호모 사피엔스는 150명이상의 개인과 서로 친밀하게 알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상적으로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이 제로섬 게임이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동시에 여러 집단에 충성심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친밀한 관계를 제로섬 게임이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동시에 여러 집단에 충성심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친밀한 관계는 제로섬 게임일 가능성이 높다. 어느 선을 넘어서면, 온라인으로 이란이나 나이지리아의 친구들을 알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과정에서 옆집 이웃을 아는 능력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